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청년 농부 꿈 와르르…'빛 좋은 개살구' 정책에 허탈

기사승인 2020.07.28  07:56:03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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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전민일보 = 이지선 기자

   
     

“빛 좋은 개살구죠. 더 이상 농사지을 희망도 생기지 않고, 허탈함과 억울함만 남았습니다”

정부가 농협,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(이하 농신보) 등과 함께 청년 농업인 육성을 위해 마련한 정책에 희망을 품었다 좌절하고만 도내 20대 청년의 심정이다. 이 청년은 “이보다 더한 희망고문이 또 있겠느냐”고 토로했다.

농업계 고등학교와 한국농수산대학교를 졸업한 A씨(25)는 수년 간 농장에서 일을 배우며 일찍부터 품어왔던 농업에 대한 꿈을 하나씩 구체화해 나갔다. 농림축산식품부가 청년농부의 가능성을 돕겠다며 새로 내놓은 '청년농업인 스마트 팜 종합자금'을 발판으로 삼기로 했다.

이 정책은 만 40세 미만의 청년 중 농업계 고등학교나 대학의 농업관련 학과 졸업자나 정부 지정 '스마트 팜 청년 창업 보육 센터' 교육 이수자에게 스마트 팜에 필요한 자금 대출을 지원해주는 제도다. 진입장벽인 ‘자금력’을 해결해주는 것이 골자다.

청년농업인스마트팜종합자금

금리가 연 1%인데다 10억 원 이하의 시설 자금은 자부담 없이 100% 대출이 가능하다는 말에 A씨는 희망에 차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사업을 준비했다. A씨는 지난 5월 착공을 목표로 온실 설계도를 제작하고, 자금 대출 컨설턴트와 수차례의 상담을 진행했다.

이어 완공 후 곧바로 정식하기 위해 2000만 원 상당의 육묘를 미리 주문했다. 하지만 지난 3월 대출을 위한 모든 서류 제출이 끝났음에도 농협에서는 답변을 차일피일 미루다 착공 예정일을 한 달 넘긴 지난달에서야 대출이 불가하다는 답변을 내놨다.

문제는 담보였다. 90%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농신보 보증 비율이 시설 완공 이후에는 50% 해지되기 때문에 나머지 부분인 1억 5000만 원에 대한 담보가 확인 돼야만 대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. 결국 A씨는 오랜 기간 공들여 준비해 온 이 대출을 포기해야 했다.

A씨 뿐 아니라 대부분의 청년 농업인에게 1~2억 원을 마련하기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. 기존의 ‘스마트 팜 종합자금’이 재무평가 30%와 비재무평가 70%로 이뤄졌던 것과 다르게, 모든 재무평가를 생략하는 ‘청년농업인 스마트 팜 종합자금’이 나온 배경이기도 하다.

A씨에게 내년부터 시작되는 영농 후계자 자금 2억 원의 상환일은 큰 압박으로 다가오고 있다. 여기에 이미 주문해 육묘장에서 자라고 있는 2000만 원 규모의 딸기 육묘를 기한 내에 다른 사람에게 판매하는 일도 A씨에게 남은 가혹한 과제다.

농신보 전북센터에 따르면 현재까지 지역에서 청년농업인 스마트 팜 종합자금을 받은 사람은 2~3명에 불과하다. 수많은 청년 농업인이 정부의 장밋빛 정책을 통해 희망을 품었지만, 결국은 또 다시 자본 앞에서 무너지고 만 것이다.

A씨가 지난 7일 이런 상황을 지적하며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불과 며칠 되지 않아 230여 명이 참여했다. A씨는 청원을 통해 “비재무평가, 100% 대출 가능이라는 말에 희망을 갖고 준비하는 청년 농업인들이 주위에 많다”고 소개했다.

그러면서 “그들은 부모님의 든든한 지원이나 재력이 부족한 평범한 청년들이다”며 “지금도 스마트 팜 정책자금을 받기 위해 3년 동안 교육을 받는 학생들은 이런 상황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그들의 시간을 투자할 뿐이다”고 역설했다.

농신보 전북센터를 통해 어렵게 ‘청년농업인 스마트 팜 종합자금’을 받게 된 B씨도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. B씨는 “목적만 보면 굉장히 혁신적인 사업은 맞다”면서도 “목적대로 비재무평가에 포커스를 맞추고, 농신보 보증 50% 해지 특약이 없어야한다”고 말했다.

이어 “비재무평가만 한다고 해놓고 결국 자부담, 신용, 담보를 요구하는 것은 과대광고다”며 “인생을 걸고 도전하는 청년들에게는 희망고문일 수 있다”고 덧붙였다.

/ 이지선기자

전민일보 http://www.jeonmin.co.kr/

<저작권자 © 데일리전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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