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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남편 잃고 홀로 시어머니 봉양’ 이주여성에게 날아든 과태료 통지서

기사승인 2021.06.11  07:25:21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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전주출입국-외국인 사무소© News1임충식기자

(전북=뉴스1) 임충식 기자 = 베트남 여성 A씨(35)는 2014년 4월, 부푼 꿈을 안고 대한민국에 입국했다. 물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이역만리 한국에서의 생활이 두렵기도 했다. 하지만 4개월 전 혼인신고를 한 남편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리리라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. 자신도 있었다.

남편의 고향인 전북 남원에서의 신혼생활은 나름 행복했다. 시어머니의 사랑도 극진했다. 예쁜 딸도 태어났다. A씨는 행복한 생활이 계속될 것으로 굳게 믿었다.

하지만 이 같은 희망은 곧 금이 가기 시작했다. 예상치 못한 현실은 A씨를 지치게 만들었다.

결혼 전부터 남편의 건강은 좋지 못했다. 가끔씩 이유 없는 두통에 시달리곤 했다. 그 때마다 남편은 술병을 집어 들었다. 얼마 후 A씨는 계속된 음주로 인해 간이 망가진 남편을 보살펴야만 했다. 게다가 2016년 시어머니마저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.

남편은 결국 지난 3월 간경화로 사망했다. 몸이 불편한 시어머니와 딸을 지켜야 하는 가장이 된 것이다. 다행히 남원시 건강가정·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지원으로 자활센터(누룽지 가공업체)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됐지만 월급이 130만원에 불과했다. 생활비를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었다.

그러던 중 갑자기 한 통의 과태료 통지서가 날아 왔다. 지난해 8월 여권을 신규 발급받아 여권 번호 등이 변경됐음에도 기한 내에 이를 신고하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였다. 금액은 100만원이었지만 A씨에게는 큰 돈이었다.

도저히 과태료를 납부할 방법이 없었던 A씨는 결국 전주출입국·외국인사무소에 도움을 요청했다.

전주출입국-외국인사무소는 A씨가 내민 손을 잡았다. 변호사와 교수, 종교인, 언론인, 공공기관 종사자 등으로 구성된 ‘외국인 인권보호 및 권익증진협의회’를 개최, A씨의 딱한 사연을 알렸다.

비대면으로 진행된 위원회에서 6명의 위원들은 만장일치로 A씨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.

위원들은 “A씨는 배우자의 병간호 및 사망, 자녀 양육, 시모 봉양 등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인해 한국어를 배울 시간조차 없었다. 또 법률과 제도에 대해 조력을 받을 수 없는 여건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것인 만큼, 과태료100만원을 면제해 줘야 한다”고 의견을 모았다. 또 “A씨에게 추가적인 도움을 줄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”고 건의했다.

실제로 남편과 시어머니를 보살펴야 했던 A씨는 한국어를 배울 시간조차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. 갱신된 여권번호 등을 신고하지 못한 것도 익숙지 못한 한국어가 주요 원인이었다.

전주출입국-외국인사무소는 회의에서 나온 의견을 법무부에 전달했고, 법무부 장관이 승인하면 A씨는 과태료 100만원을 면제받을 수 있게 된다. 전주출입국-외국인사무소는 이와는 별도로 사회통합협의회를 통해 A씨에게 50만원을 지원하기도 했다.

A씨는 “어렵고 힘든 상황이었는데 과태료를 면제해 준 전주출입국-외국인사무소에 감사하다. 평소 적극적으로 도움을 준 남원시 건강가정·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”고 말했다.

강성환 전주출입국-외국인사무소 소장은 “어려운 환경에 내몰린 외국인을 보호하는 것도 우리의 일이다”면서 “A씨를 포함해 경제적인 어려움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이주여성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”고 말했다.

뉴스1 <뉴스커넥트>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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